둘째를 등원 시키고 커피를 두 잔 샀다.
그리고 등원 길에 은혜를 입은 부동산 사장님 두분께 갖다드렸다.
잘먹는 둘째는 눈뜨자마자 배즙, 카프리썬, 우유를 내리 마시더니
집에서 출발하기 전 화장실에 들렀음에도 불구하고 등원길의 반쯤 왔을 때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참고 빨리 가보자! 했지만 쉬를 잘 못 참아서 실수를 몇번 한 적이 있던 터라 급하게 보이는 건물 1층에 있는 부동산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아이가 화장실이 급해서 그러는데 화장실 좀 사용할 수 있을까요?"
너무 급한 터라 쭈뼛쭈뼛할 틈도 없이 들이 댔는데
남자 사장님이 벌떡 일어나시며 같이 다급하게 움직여 주신다.
열쇠를 집어 드시더니 화장지도 필요하다며 화장지까지 챙겨 주시더니 화장실 위치가 어디냐 물으니 앞장 서서 안내해 주셨다.
문을 따 주시고는 문 잠그고 오라시며 홀연히 떠나셨다.
아....정말 생명의 은인과 같은 분이시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 등원도 힘든데 길거리에서 실수를 해서 징징대는 둘째를 데리고 다시 돌아갔을 거란 상상만 해도 턱이 숨까지 차오른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신 부동산 사장님이 얼마나 감사한지 맘 같아서는 밥 한끼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시원한 마음으로 둘째를 무사히 등원 시키고 사거리에 있는 1유로 커피집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잔을 샀다. 아메리카노를 드실지 걱정이 되었지만, 쌀쌀한 날씨에... 그리고 엎드려 주무시다 나의 급작스런 방문에 화들짝 놀라 깨시던 여자 사장님이 떠올라 아메리카노를 사다 드리기로 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이걸 가져다 드려도 될지,거절 하시는 건 아닐지, 싫어하지는 않으실지 약간의 걱정과 두근거림이 있는 나를 깨닫는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인가... 모든 사람을 대할 때 그런 마음이 조금씩 있는 걸 보면 어릴 때 엄했던 아빠의 영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번 경험해 본 결과, 감사한 마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떠올랐을 때 바로 하는 것이 좋다. 여러가지 잡생각으로 미루다 보면 그 때의 고마움은 퇴색되고 그 분들은 지금도 그걸 기억하실까? 하는 또다른 잡생각이 든다.
너무 감사했다고 커피를 가져다 드리니 이런거 안해도 되는데...라며 밝게 맞이해 주셨다. 웃는 모습만 봐도 선한 분들 이라는게 느껴진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어렵다는데 이런 선하신 분들은 승승장구 하시면 좋겠다.
하루에 감사한 일을 매일 하나씩만 떠올려도 행복해 진다는데, 오늘의 행복은 이미 채운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보행자 신호에 우회전 하는 차량에 욱했지만 말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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