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부모님이 일정이 있으셔서 우리 집으로 올라오신 주말.
특별한 곳에 모시고 가고 싶어서 선택한 낙선재.
후기에 호불호가 있었고, 대기가 길다고 해서 고민했지만 비가 오는 날이라 괜찮지 않을까... 해서 방문했었다.
다행히 대기가 없었고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너무 만족했던 시간이었다.
부모님에게 멋지게 한 끼 대접해 드리고 싶다면 백번 추천한다!
자세한 이유는 찬찬히 설명해 보겠다.
1. 위치 & 주차 & 대기
1) 위치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가긴 해야 하지만,
위험한 산길이 아니라서 초보 운전자에게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2) 주차
워낙에 대형 식당이라서 주차는 문제 없는 듯했다.
일요일 12시쯤 도착하였는데 건물 바로 앞 주차장은 만차였고 조금 더 내려가라고 하셔서 제3 주차장에 주차하였다.
제3 주차장도 식당과는 멀지 않은 거리였다.
주차 요원 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3) 대기
낙선재는 단점이 예약이 안 된다는 사실.
우리는 일요일 12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
대기가 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비가 온 날이라 그런지,
독채만 1시간 대기였고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방은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독채를 쓰고 싶다면 오픈런을 해야 할 듯.
우리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여러명이 함께 쓰는 방에 입장하였지만,
독채와 다름없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굳이 독채를 기다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 이유는 다음에서 설명하겠다.
2. 외관
낙선재 마당(정원)
낙선재 입구의 모습이다.
하나의 사진에 다 담지 못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입구로 들어서면 큰 마당에 기와집이 엄청나게 많다.
기와집 하나하나가 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독채로 한 팀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고, 여러 팀이 들어가는 넓은 곳도 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웅장한 느낌의 장독대이다.
저기에 다 장들이 들어 있을까? 했는데......
음식을 맛 본 후에는 저기에 담가진 장으로 음식들이 만들어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만 하기에도 너무 좋은 낙선재의 모습이다.
다시 사진으로 봐도 너무 좋네.
부모님도 볼 것이 많으시다며 들어서자마자 엄청 좋아하셨다.
넓은 마당은 민손촉이라도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여기는 우리가 먹은 기와집 앞의 마당의 모습.
비가 내렸다 말았다 하는 촉촉한 날씨였는데도 초록초록빛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기와집은 탐앤탐스 커피집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저 평상에서 커피도 한 잔 즐기고 왔을 텐데...
나오는 길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었다.
낙선재 계곡
입구 반대쪽으로는 계곡이 있다.
한여름에 왔다면 아이들은 여기서 한참 동안 물놀이를 했었을 것 같다.
크록스를 신고 간 둘째는 거침없이 계곡으로 들어가 노는 중.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씨에도 아이들은 그저 즐겁다.
저 밑은 약간 깊어서 아이들 허벅지까지 올 정도의 깊이였다.
내년에는 꼭 한여름에 와서 여기에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3. 내부
우리가 배정받은 룸은 이렇게 4개 정도의 테이블이 놓인 곳이었다.
각 테이블 한쪽 옆으로는 창이 나 있었고 그 창으로 보는 전망이 참 좋았다.
게다가 보슬보슬 내리는 비 덕분에 더 운치 있었다.
우리 일행은 7명이어서 끝자리 테이블을 두 개 붙여 앉았는데
끝쪽은 방 쪽 외에 3면으로 창이 다 나 있어서 개방감이 있어서 좋았고
마치 독채에 있는 느낌이라 더 좋았다.
4. 메뉴 & 가격
어른 5명, 어린이 2명 이었던 우리 가족은
한정식 A 4인 + 토종닭볶음탕 1개에
아이들을 위한 공깃밥 2개, 어른들을 위한 동동주를 주문하였다.
<<< 메뉴 주문 TIP >>>
방문하기 전에 검색을 하다 보니, 여러번 다녀온 분이 추천하신 메뉴 조합이
한정식과 닭백숙이나 닭볶음탕 같은 요리를 섞어서 주문하는 게 좋다고 하여서 그렇게 주문하였다.
결론적으로 아주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특히 한정식은 빨간 양념 반찬은 거의 없기 때문에, 빨간 닭볶음탕과 함께하니 정말 굿굿!!
또한, 한정식 A의 반찬들은 양도 푸짐하고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의 메뉴는 따로 시키지 않고 공깃밥만 시켜도 충분할 듯!!
토종닭볶음탕
가장 먼저 나온 토종닭볶음탕.
야채가 가득가득 푸짐하게 들어 있다.
닭볶음탕에 함께 나온 반찬들도 6가지나 되고 푸짐하게 나왔다.
부모님들은 먼저 나온 저 산나물들을 먼저 맛보시고는 절 나물처럼 정말 맛있다며 극찬을 하심.
닭볶음 탕이 자극적인 조미료 맛도 안 나고,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간이 딱 맞아서 정말 맛이었다.
내가 최고로 맛있었던 음식은 닭볶음탕!!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자체가 맛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까 본 그 장독대에서 만들어지는 장들로 만들어지는 깊은 맛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장독대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구나... 했다.
동동주
그다음으로 나온 동동주.
닭볶음탕에 같이 나온 반찬을 안주 삼아 동동주 먼저 짠~~
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막걸리는 맛이 있어서 그나마 먹는 편.
근데 동동주는 막걸리와는 또 다른 깔끔하고 술술 넘어가는 맛이었다.
(비록 하루 종일 트림이 나오는 부작용이 있지만^^;;)
한정식 A
이제 차례로 나오는 한정식 A
제일 먼저 된장국이 나오고 가스버너 위에 올려서 즉석으로 끓인다.
그리고 차례로 나오는 반찬들.
잡채, 도토리묵무침, 각종 나물들
우리 둘째는 잡채가 너무 맛있다며 추가를 원해서 5,000원을 지불하고 잡채는 한 접시 더 추가하였다.
식당에서 나오는 잡채 중에서 1등으로 맛있었다. 이렇게 기름이 좔좔~한 잡채는 또 처음이었다.
나물 좋아하는 우리 엄마는 나물이 정말 딱 산에 있는 절에서 해주는 나물이라며,
혼자서 저 나물 접시를 거의 다 비우셨다.(나물 양이 상당했음^^;;)
간장게장, 돌판 불고기, 육전
간장게장과 고기반찬은 말해 뭐해.
불고기가 참 부드러워서 질긴 고기 잘 못 먹는 딸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
문어숙회, 새우 탕수, 조기구이
우리 아빠가 문어숙회를 좋아하셔서 문어숙회를 정말 많이 드셔 봤다는데
여기 문어숙회가 진짜 부드럽고 맛이 좋아서 동동주가 술술 넘어간다고 한마디 하셨다.ㅋㅋㅋ
까탈스러운 남동생은 새우 탕수의 새우가 진짜 찐이라며...
새우가 아주 통통하고 싱싱했다.
마지막으로 솥밥까지.
솥밥은 말해 뭐해. 쫀득쫀득 꼬돌꼬돌한 식감.
누룽지까지 해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5. 맛 & 총평
1인 4~5만 원대의 한정식 집을 평소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 그래도 갔던 적을 꼽으라면 5군데 정도는 갔었던 것 같은데 항상 가격에 비해 막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런데 낙선재는 정말 정말 만족스러웠다.
메뉴, 반찬 하나하나의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양도 푸짐해서 부족하다고 느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메뉴 하나하나가 모두 정성스레 만들어져 나온 느낌이랄까...
내가 여기 정말 괜찮다~라고 얘기하니 남동생 왈.
"육고기, 해산물, 나물까지 다양한 입맛의 누구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한 메뉴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라고 말했다.
부모님도 연신
"맛있다."
"여기 정말 내 스타일이야."
"여기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아."
"45분을 차로 달려온 보람이 있네." 등등
좋다는 표현을 너무 해주셔서
한 끼 식사 치고는 적지 않은 돈을 쓰고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엔 시부모님도 꼭 모시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6. 재방문 의사
난 이제 닭볶음탕이 먹고 싶으면 생각이 날 것 같다.
내년 여름엔 아이들과 와서 닭볶음탕과 해물파전을 시켜 먹으면서 물놀이를 하면 최고의 휴가가 될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이제 부모님과 식사할 곳을 찾는 분들에게는 완전 강력 추천하게 될 것 같다.
후기에는 호불호가 있었지만, 직원 분들도 모두 친절하시고
부모님께 한 끼 대접 하기에는 분위기로나 음식으로나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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